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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네.
무신론자네.
4월 1일. 만우절.
1. 한 달만에 블로그에 들렀더니 블로그 여기저기서 쑥이 자라고 있군요. 종종 들러서 쑥이라도 뽑아야...;

2. 아직은 버틸 만 합니다. 단지 중간고사를 기점으로 밤샘이 일상화될 거라는 게 문제입니다만(...). 과제를 주는 즉시 하기 시작하는 게 시간 관리하기 매우 편하더군요.

3. 만우절이라 연애밸리에 남/여친 구한다는 글이 많이 올라왔네요. 안생긴 관계로(...) 혹하는 글이 몇 있습니다만, 외모나 재력같은 걸 뒤로 밀어놓더라도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내가 여자친구를 사귀면 여자친구에게 신경을 쓸 만한 인간인가?' 라는 문제가 발목을 붙잡네요. 학교 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여자애들이 가끔 보입니다만, 역시 작업(...)을 걸기 전에 저 문제가 발목을 잡네요.

4. 사는데 익숙해지려면 나이를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
by 파라미르 | 2009/04/01 23:53 | 트랙백 | 덧글(2)
개강 d+1.
1. 개강했습니다. 할 게 별로 없어서 빈둥빈둥거리다가 개강하고 수업을 들으니까 차라리 몸에 활력이 도는게 좋네요.

2. 교양수업도 아니고 전공수업을 듣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 데이터베이스 수업에는 50명 정도 정원에 80명이 몰리고,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수업은 70명 정도 정원에 100명 이상이 몰리네요. 교수님들이 첫 소개시간에 당황하시더군요.
수업 시간표 목록을 보면, 제가 입학했을 당시보다 훨씬 과목 수가 줄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 과목을 놓치면 다른 과목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일정한 과목에만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네요. 저는 그나마 심리학도 복수전공을 하고 있어서 약간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만, 특히 공학인증 하는 같은 과 사람들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3. 동아리에 돌아왔더니 저랑 같은 기수 친구들이 대부분이네요. 꼭 2005년으로 돌아온 기분도 들고... 나이를 먹었다는 걸 이럴 때 까먹곤 합니다.

4. 하지만 학교를 돌아다니면 07학번이 회장을 맡고 있는 걸 보고 제가 고학번(...)이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어헝헝.
by 파라미르 | 2009/03/03 23:08 | 생활 | 트랙백 | 덧글(1)
모기불님의 의도가 궁금합니다.
전태일 열사는 치킨게임을 벌였을까?- by 모기불


모기불님은 평소 '사실을 알아내는 능력' 때문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블로그입니다. 환경운동가들의 거짓말이나 사회에 퍼진 비과학적 미신을 타파하시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이번 글뭉치들은 뭔가 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넘들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랬지. 부터 시작해서 전철연의 수익모델.미국의 소송문화. 를 아우르는 글은 사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평소 모기불님의 태도와 같지요.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 사실이 현재 논쟁에 끼치는 전후의 맥락'입니다. 텍스트 말고 컨텍스트 말이죠.


모드 없는 인터페이스
(by alankang)라는 글의 일부를 잠깐 인용해 보겠습니다.

[주의 소재에 대한 위와 같은 정의를 기반으로 이번에는 모드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모드란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사용자의 제스처에 대해 인간-기계 인터페이스가 다음의 두 조건을 만족시킬 때, 그 인터페이스는 모드적이라 할 수 있다. (1) 인터페이스의 현상태가 사용자의 주의 소재가 아니며, (2) 인터페이스가 하나의 제스처에 대해 시스템의 현상태에 따라 달리 반응한다. --p54

예를 들어 MS-Word에서 Insert 키를 누르면 화면 하단의 상태바(status-bar)의 글귀가 삽입/겹쳐쓰기로 토글 됩니다. 실수로 Insert 키를 누르거나, 의도적으로 눌렀으나 마침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한참 통화를 하는 바람에 그 사실을 잊은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화면 하단에 현재의 상태가 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표시가 사용자의 현재 주의 소재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 때 사용자가 무언가를 입력하기 시작하면 삽입 상태인지 겹쳐쓰기 상태인지에 따라 인터페이스가 다르게 동작할 것입니다. 이 상황은 (1) 인터페이스의 현상태가 사용자의 주의 소재가 아니며, (2) 인터페이스가 하나의 제스처에 대해 시스템의 현상태에 따라 달리 반응한다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기 때문에 모드적입니다.]

인간의 의사소통은 철저히 모드적입니다. 같은 단어, 같은 문장, 같은 사실이라도 어떤 흐름 속에 있느냐에 따라 의미하는 바가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쉬르의 화용론 같은 어려운 이야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정도면 설명이 되겠지요.

모기불님께서는 이상의 글뭉치들을 통해서 이런 메세지를 전파하고 계신듯 하셨습니다.

1. 용산 참사의 주인공들은 다들 불법을 저질렀고, 전철연이라는 사이비 종교 단체에 이용당했다.
2. 그러므로 그들의 생명이 사라진 것은 안타깝지만, 그들은 더이상 '정당하지' 않다.
(제가 잘못 이해했을 수도 있습니다. 모기불님께서는 덧글이나 포스팅을 통해 잘못된 점을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두 가지의 메세지는 맞는, 그리고 옳은 메세지입니다. 하지만 이 글이 인용되는 상황을 살펴보면 좀 이상합니다.

긍정적 인용 : 거봐라, 전철연 하수에 있는 철거 '시위꾼'들은 불타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다.
부정적 인용 : 믿을수 없다 (또는) 지금 중요한 것은 사람이 죽은 것인데 왜 그런 사실로 장난질이냐.

사실 둘 다 잘못 이해한 인용입니다. 모기불님께서는 '내가 의도한 바로 내 글이 쓰이지 않았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지요.

그렇다고 모기불님의 책임이 없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다음의 이야기를 보죠.

어떤 사람이 대장장이의 공방을 찾아왔습니다. 이 사람은 평소 남과 싸우기를 좋아하고, 실제로 불량한 일을 많이 저질렀습니다. 대장장이가 얼굴을 보니 불콰하게 취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칼을 하나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칼을 만들어 주자, 그날 밤 살인이 발생했고 이 사람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습니다.

대장장이는 '이 사람은 요리에 내 칼을 쓸 줄 알았다' 라고 변명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보편적인 시각으로 보기에, 어떻게 이 사람이 칼을 제대로 쓴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모기불님의 날카로운 사실이 거짓을 베는 것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베는 칼이 될 수 있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모기불님이 평소 주장하시는 '상식이 존재하는 사회'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르는 잣대는 '사회의 보편적인 상식이 존재하는가'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에 만연한 비상식을 조정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이번 용산 참사는 이런 사회적 비상식의 조정과정에서 나온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의 공정함을 위해서 모기불님께 제안드릴 것이 있습니다. 미국 등의 외국 사례 중 다음과 같은 것이 있는지 조사해 주셨으면 합니다.

1. 외국에서 시위를 할 경우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2. 외국의 경우 재개발 현장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용역인력이 사용되는가?
3. 외국에서는 재개발 대상 주민의 재입주를 어떻게 보장하고 있는가? (집 주인뿐만 아니라 세입자까지)
4. 외국에서의 재개발 대상 주민의 재입주율은 얼마나 되는가?

또한 궁금한 것은, 재개발(특히 용산) 대상 주민들이 받은 보상금으로 어디로 갈 수 있는지, 그곳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하는 점입니다. 자신의 생계가 얼마나 위협받기에 망루에서 위험천만하게 대치하는지를 알아내어야만 제대로 된 논의가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모기불님의 날카로운 사실 판단 능력이 방향을 가리지 않고 발휘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남기면서 글을 마칩니다.
by 파라미르 | 2009/02/18 10:02 | 트랙백 | 덧글(6)
공권력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요?
수용대상자들은 무법, 무적인가 싶다. - by 나비양

내가 넘들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랬지. - by 모기불

치킨게임을 한 자에게도 애도를 표해야 하는가? - by 마키아벨리


네,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지 않은 한 모기불님의 포스트에 있는 증거는 '현재 가장 확실한 증거' 입니다. 세입자들이 소위 알박기를 하려고 들어왔다는 사실을 저 증거로 완벽하게 증명할 수 있겠지요. 이전 포스트의 제 잘못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국가가 범죄자를 처벌할 때에 어떤 경로를 통해서 처벌해야 하나요? 이번 용산 사태처럼 그냥 불태워 죽여도 되는 겁니까? 그것도 창창한 젊은 경찰 하나를 희생양으로 삼아서?

제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형을 앞둔 범죄자가 중병에 걸려 죽을 위기에 처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범죄자가 죽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는가? 아니다. 공권력은 이 범죄자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살려놓고 난 후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형을 진행해야 한다.

왜 이런 일이 필요한가요? 범죄자가 저지른 범죄를 단죄하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있습니다. 이렇게 적법한 절차를 거쳐 형을 집행하는 것이 평소 모기불님이 주장하신 '상식이 존재하는 사회'죠.

용산 참사의 시위자들은 그런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다른 사람이 같은 일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처벌되었나요? 고통이 최소화되도록 교수형을 당하고, 형의 결과가 적법하게 시민에게 알려졌나요?

그 전에, 시위자들이 망루에 올라가서 과격 시위를 한 것이 사형을 시킬 정도의 죄였습니까? 붙잡아가서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것이 최고 형벌 아니었나요? 왜 즉석에서 사형을 당해야 하는 겁니까?

입진보 입진보 하십니다만, 입보수분들께서도 다르지 않아요. 누군가가 조롱하며 쓴 '보수를 외치면서 진보를 수행하는'게 아니고, '남에게 엄격하면서 자신에게 비겁한' 보수를 의미하는 겁니다.

sonnet님의 보수 관련 글에서 본 내용이 떠오르네요. 보수는 '진보가 달성한 사회적 발전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지금 이글루스에 계신 보수 여러분께서는 근대 이래 최대의 사회적 발전인 '인간의 생명 존중'이라는 발전을 제대로 지키고 계십니까?
by 파라미르 | 2009/02/17 22:31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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